심야식당

March 11, 2011 2:26 AM
아베 야로의 히트 동명 만화 원작 『심야식당』의 TV 드라마를 재밌게 보고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심야식당 이야기를 계속 듣다보니 결국 보게 된다. 도쿄 밤거리를 배경으로 나오는 OST가 마음에 들었는데, 5화에서 제대로 노래가 나온다. 처음으로 일본 노래를 따라부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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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단지 심심해서 포스팅해둔 별 시덥잖은 글들을 삭제했다. 엔트리가 몇 개 없지만, 요즘들어 자꾸 사적인 글을 쓰고 싶어진다. 포스팅을 하려다가도 삭제해버리는 경우가 많지만. 솔직히 사적인 이야기를 하는 게 귀찮다랄까. 그래도 가끔은 사적인 이야기 글을 쓰자. 뭔가 정리가 되는 기분이 들어서 좋다.

사적인 이야기 하나.

오랜만에 구토를 느꼈다.(진짜 사적인 이야기는 비밀이다) 샤르트르의 『구토』를 읽어보기 전에 이미 문학에 빠져서 구토 증세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때, 샤르트르의 구토를 읽고 난 후 느낀 그 울렁임은 미칠 지경이었다. 그때가 아마도 스무 살이었을 것이다. 한참 책을 읽을 때의 문학병을 잊고 산 지도 오래 되었다. 그런데 오늘 2호선 전철을 탔는데, 이제 막 대학생이 됐을 것 같은 여학생이 구토를 읽고 있었다.

사람이 살고 있는 동안은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 배경이 바뀌고 인물이 들어왔다가 나가고, 그뿐이다. 결코 출발이라는 것이 없다. 나날이 아무런 운율도 이유도 없이 나날에 덮친다. 그것은 끊임없고 단조로운 덧셈이다. 가끔 사람들은 부분적인 소계를 낸다.

산다는 것은 그와 같다. 그러나 사람이 삶을 이야기할 때에는 모든 것이 변화한다. 다만 그 변화는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다. 그 증거로는, 사람은 정말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마치 정말 이야기나 있는 것처럼. 사건은 한 방향에서 생겨나고 우리는 그것을 그 반대의 방향으로 얘기한다. -네이버 책에서 발췌

얼마전 친구의 아들 돌잔치에서 친구 어머니가 왜 나만  여자친구 안 데리고 오냐고 나무라셨다. 결국 친구의 어머니까지 이럴 때이구나 싶었다. 아, 샤르트르의 구토를 읽는 여자라면 어떨까. 5 초간 생각해봤다. 2호선 전철에서. 친구의 어머니는 돌잔치가 끝나고 인사 후 돌아선 와중에도 다음엔 여자친구 데리고 오란다. 샤르트르의 구토를 읽는 여자가 어디에 있든 나에게는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

갑자기 왠 사랑 타령이나 싶다. 문득 최근 베스트셀러는 무엇인지 궁금하던 차에 노희경의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책의 제목을 보고나서 사랑 타령이 하고 싶어졌다.(책 제목만 봤다) 심야식당 7화를 보면 식당 주인의 대사가 멋있다. "그런 여자에게 반했다는 거 자랑스러워 해도 되지 않을까" 

오모히데(추억)

네가 뱉은 흰 숨이
지금 천천히 바람 타고
하늘에 뜬 구름 속으로
조금씩 사라져 가네
멀리 높은 하늘 속으로
손을 뻗는 흰 구름
네가 뱉은 숨을 마시고
두둥실 사라져 가네

...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과 샤르트르의 구토를 함께 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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